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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계단

::사는 이야기/::Books

by capt'nSilver 2017. 7. 21.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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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사장이라는 사람에 대해 아는 거라곤 그가 쓴 책 이름 정도이다. 인문학적 지식을 단편적으로 알려주려는 책을 주로 집필했다고 생각했다. 흥미는 있었지만 쉬이 손이 가지 않았다.


열한계단은 논픽션인지 픽션인지 모르겠다. 작가는 논픽션임을 강조하지도 않는다. 책 속 "내"가 고등학교때 접한 "죄와 벌"을 첫번째 계단 오름으로 시작해 열한계단인 "초월"을 오르는 여정을 쓴 책이다. 일반적인 전기 소설은 아니다. 각 계단에는 한 명의 주요 인물이 나를 기다리고 있고, 인도하며, 대화를 하고, 깨달음을 준다. 마치 찰스 디킨즈의 소설 "스쿠루지 영감"을 떠오르게 하는 구성이다. 책 속 나는 지리멸렬하고 구차하게 살아오다 죽음을 경험한 이후 깊은 수렁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한다. 이런 나를 멈춰 서 있게 놔두지 않는게 인문학이었다. "나"는 인문학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아 가고 있다.


열한 계단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인문학이라 칭할 수 있는 문학, 철학 등은 물론이고 물리나 음악 등 다양한 분야를 고색孤索한 흔적을 남겨놓은 책이다.

서문에 난이도는 비슷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 말은 무책임한 말이다. 독자들이 책에 언급된 분야들을 전부 알고 있다면 난이돈 대등소이하게 느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분명 한 군데 이상에서 허들은 급격히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난 이 책을 읽길 잘했다고 판단한다. 이 책은 내게 생각하는 다른 방향을 귓뜸해주었기 때문이다. 비록 진도가 안나가 중간중간 덮어버릴까 고비가 수없이 찾아오겠지만 천천히 그리고 기약없이 읽어나가면 내가 느꼈던 뭔가를 당신도 느끼지 않을까 한다.


::보물섬을 꿈꾸는 capt'n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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