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집 한 권이 있다. 칠흑 같은 배경에 떠오른 다양한 동물 골격. 살아있을 동안의 배열이 충실하게 재현된 백색 물체는 낭창낭창하게 연동되어 발돋움하거나 달리고, 활공한다. 뼈라는 구조체가 유출되었다는 것으로 생물이 가진 약동감이 한층 강조되는 느낌이다.
생물 골격은 그 우아한 외견과 훌륭하게 연계되어있다. 모든 것이 세포 하나에서 분화되어 생성된 프로세스를 고려한다면 그 관계가 불가분한 것도 당연하다 하겠다. 하지만 인공물의 그것은 어떨까? 되돌아보면 골격을 꼭꼭 숨겨서 돋보임을 자의적으로 만들어온 행위가 디자인이었던 것은 아닐까라는 의심이 든다. 그래도 디자인 근간은 그 제품 골격에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기대도 있다.
위 문장은 제가 2년 전에 '뼈(골)'전 기획서 때문에 쓴 문장 앞부분(전문은 이쪽(번역은 없음))입니다. 이 문장과 사진집 한 권을 작가 여러분에게 보내 작품제작을 의뢰했었습니다.
무적 힘있는 문장이지만 뭐 싸우기 전 격문 같은 것이기에…. 하지만 정말로 생물 골격의 아름다움에 눈을 빼앗겨버리면 나는 여태껏 뭘 하고 있었나 부끄러워 집니다. 떨어져서 부서질 때야말로 매료될 것 같은 제품을 언젠가는 설계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에게 보낸 사진집은 유자와 에이지湯沢栄治씨의 ‘BONES—동물 골격과 기능미’(하야카와 서점早川書房 출간). 사진도 그 중 한 장입니다. 그 후에 다시 유자와씨 본인에게도 부탁을 드려 “골(뼈)’전에 참가를 흔쾌히 승낙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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