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e is Best.
미니멀리즘을 가장 미니멀리즘답게 표현하는 문구다. 이 문구는 디자인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알고 있을 정도로 가장 대중적이기도 하다. 디자인을 전공하고, 디자인으로 밥 빌어먹는 사람들에게는 십계명 중 하나로 치기도 한다.
이 문구는 오해를 사는 문구이기도 하다. 그저 밋밋한 외형이 최고라고 여긴다면 이건 그나마 오해라고 보기도 어렵다. 가장 억울한 오해는 심플하니 그만큼 시간도 적게 들 거라는 생각이다. 그래서인지 클라이언트들이 심플하게 를 주문하는 건가 싶다.
단순함은 결코 처음부터 만들어지지 않는다. 나도 최근에야 깨달은 진리가 있다. 단순함은 오히려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더 잘 다듬어진다. 디자인은 소조塑造보다는 조각彫刻에 가까운 작업이다. 뼈대에 살을 붙여 나갈수록 결과물은 조잡해 진다. 하지만 커다란 덩어리에서 과감히 쳐내거나 세심하게 깎아낼수록 결과물은 설득력을 얻어간다. 아니 전제를 조금 바꿔야겠다. 디자인은 소조를 한 후에 그걸로 다시 조각을 하는 작업이다. 이리저리 살을 붙여 큰 덩어리를 만들어 놓고 쳐내고 깎아내는 작업을 디자인이라고 해야겠다.
그러다 보니 당연지사 시간이라는 연료가 꾸준히 공급되어야 한다. 뼈대에 살을 붙여나가는 데 필요한 연료와 쳐내고 깎아내는데 필요한 연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한발 물러서 보는 사람들에게는 마지막에 광을 내는 작업만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거기에 들어가는 연료만 필요할 것이라고 오해하는 것이다.
단순함이 최고 라는 문구는 사실 가장 악독한 말이 아닐까 한다. 윤오영의 “방망이 깎던 노인”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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