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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는 디자인 컨셉트와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capt'nSilver 2007. 5. 14. 07:19

디자이너에게 있어 컨셉트 짜기는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하고 가장 고통스러운 작업일 것이다. 디자인 컨셉트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디자이너를 더욱 채찍질하게 만들고 고민하게 만드는 작업이다. 그렇다면 디자인 컨셉트는 어떻게 잡아야 하고 또 그 컨셉트를 구체화할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어야 할까?

여기서 우리가 간과하고 넘어가야 할 사실은 컨셉트와 아이디어는 다르다는 것이다. 컨셉트는 디자인할 대상에 우리가 꾸겨 넣으려는 생각이고 아이디어는 꾸겨 넣은 것이 드러나게끔 하는 것이다.

컨셉트를 잡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요구에 부응하는가 이다. 클라이언트의 요구가 분명하다면 거기에 맞는 컨셉트 잡기는 아무래도 쉬울 것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클라이언트는 디자인할 대상만을 지정하게 된다. 이럴 경우에는 우선 그 대상이 무엇인가를 먼저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연필을 디자인한다면 연필이라는 대상의 필요성과 쓰는 대상 등 여러 가지 요소와 가능성을 조사하고 직접 다른 것들을 써보며 연필을 공부해야 한다. 그래야 나만이 디자인할 수 있는 연필이 나올 것이다. 그리고 나서부터 디자인 컨셉트를 구체적으로 구상해야 할 것이다. 연필이 요구하는 기능과 다른 제품이 가지고 있고, 또는 다른 제품에는 없는 디자인을 고민해봐야 한다. 이렇게 연역적인 방법과 귀납적인 방법을 함께 병행한다면 컨셉트 잡기는 쉬울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딱 떨어지는 경우라면 다행이겠으나, 디자인할 대상이 막연하다면 그와 비슷한 것들 먼저 탐구해 나가는 방법도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어렵게 컨셉트를 잡았다면 과연 그 컨셉트를 구체화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문제에 직면한다. 여기서부터 우리는 아이디어와 싸우게 된다. 이 싸움 역시 앞서 행한 컨셉트 잡기와 비슷하게 우리를 괴롭힌다. 하지만 일단 컨셉트를 잡기 위해 해왔던 탐구과정이 그대로 이어진다는 점은 조금은 안심할만한 사실이다.

만약 주위에 동료가 있다면 하다못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과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다. 그들에게 디자인할 대상과 자신이 잡은 컨셉트를 설명해주고 그들의 의견을 물어보고 반박, 수긍하는 과정 속에서 구체적인 형태는 아니어도 길라잡이가 될 아이디어가 나올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혼자 하는 브레인스토밍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혼자서 질문하고 반문하고, 또는 흰 종이를 펼쳐놓고 떠오르는 생각을 적어가거나 낙서를 해도 된다. 물론 여럿이 하는 브레인스토밍보다는 고통스럽고 더딜지도 모르지만 나름대로 이해가 쉬워진다는 점은 장점이 될 수 있다.

다른 방법은 컨셉트와 유사한 자료를 찾는 것이다. 식물도감도 좋고, 백과사전도 좋다. 비슷한 이미지를 많이 보면 거기서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다. 자료만 본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허허벌판에서 못과 망치만으로 집을 짓겠다는 무모함보다는 목재를 어느 정도 확보해두는 것이 집을 짓기 용이한 이치와 마찬가지 경우이다.

비슷한 방법으로 음악 듣기도 있다. 감성적인 무언가를 잡고 싶을 때에는 음악은 아주 좋은 자료가 된다. 우연히 들려오는 음악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면 아주 운 좋은 경우지만 거의 현실성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해야 옳고 디자인 컨셉트와 부합하는 음악을 직접 고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 평소 음악을 많이 들어야 하고 그에 걸맞게 해박한 지식도 겸비해야 한다는 점은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다.

또는 전시회나 공연 관람 등도 좋은 방법이다. 다른 장르에서는 어떻게 아이디어를 구현해가는지 눈으로 익히는 것은 공부가 될 수 있거니와 내게 맞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는 잠시 일을 무르고 머리를 비우는 방법도 한가지겠다. 머리가 너무 복잡해도 아이디어는 뜬구름 속에 꽁꽁 숨어버리기 때문이다.

위에서 제시한 방법은 병행해서 사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아이디어는 많은 가능성을 염두 하여 형태를 빗어나가지 않으면 좋은 디자인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일을 서두르면 실수를 하게 마련이고 작은 실수라도 내 디자인을 쓰는 사람들에게 어필하지 못할 큰 결점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디자이너는 좋은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 많은 가능성을 유추해내고 다양한 수단을 통해 컨셉트와 아이디어를 잡아야 한다. 이는 임기웅변으로는 결코 되지 않는 일이며, 늘 준비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그래야만 좋은 디자인이 나오는 것이고, 좋은 디자인은 클라이언트는 물론 사용자에게 반드시 만족감을 안겨주게 된다.

::보물섬을 꿈꾸는 capt'n sil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