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M.C. 에셔 특별전

capt'nSilver 2017. 8. 31. 05:38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에셔특별전을 보고 왔다.

초현실주의 혹은 옵아트 등을 대표하는 네덜란드 작가 M.C. 에셔. 20대 중반에 우연히 알게 된 에셔는 무하와 함께 내가 열광하는 작가이다.

이번 전시 역시 우연히 웹 검색 중 알게되어 뜸 들이지 않고 바로 달려갔다. 솔직히 집에서 세종문화회관까지 가는 여정은 순탄치는 않지만 상관있으랴, 에셔인데... 하지만 역시 몸이 고된 건 고되더이다.

모니터나 서적으로만 보던 에셔의 작품을 실물로 본다는 흥분은 피곤함을 금새 잊게 만들었다. 작품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감탄을 마지않는다. 그는 판화작가이다. 주로 목판과 석판. 석판은 물과 기름의 반발을 이용한 판화이기에 정교한 작업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건 알지만, 목판에서 보이는 정교함은 가히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그의 초기 작품은 주로 풍경화. 에셔가 건축학도였기 때문이었을까 풍경에 건물은 여지없이 정교하다. 목판이라는 태그를 보지 않는다면 흡사 포토샵에서 필터를 걸었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았다.

에셔의 진면목은 눈을 속이는 작품들이다. 뫼비우스의 띠, 펜로즈 삼각형, 그리고 테셀레이션. 스페인 알함브라 궁전을 다녀온 이후로 등장한 테셀레이션을 적용한 작품은 에셔다움이 뭔지 알려준다.

에셔의 테셀레이션은 그림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주기도 한다. 그림에 흐름을 따라 눈으로 좆다보면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 하다.

에셔의 특기는 입체감이다. 전시장 초반에 있는 수정구 판화는... 포토샵에서 스피어 필터를 걸었나 싶을 정도. 대상의 크기대비와 그림자를 이용해 캔버스위에 입체감을 부여하고 있다. 여기에 극히 제한적인 색 사용도 한 몫하는 듯 하다.


에셔특별전에서 나는 은혜를 입고 왔다. 몇 년전 알폰스 무하 전에서 받은 은혜와는 또 다른 은혜이다. 이 은혜가 사라지기 전에 시간내서 다시 가 볼 생각이다. 눈에, 마음에 그리고 머리에 그의 작품을 각인시킬 요량으로 말이다.


::보물섬을 꿈꾸는 capt'nSilver